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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시장의 느낌이 있는 월요편지(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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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시장의 느낌이 있는 월요편지(42)
  • 최민호
  • 승인 2024.03.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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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이 사라져 버렸는가
최민호 세종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성경에는 적대시하는 사람이었지만 강도로부터 위험을 당하자 주저없이 적의 목숨을 구해 준 착한 사마리아인(Samaritan)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며 비명을 지를만한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져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수많은 목격자들이 보는 가운데 묻지마 범죄가 벌어지는데도 아무도 즉각적인 신고나 제지가 없이 방관하였다는 것입니다. 주위의 누군가가 도와주겠지 하며 아무도 돕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대 중국의 전쟁과 약소국 침탈의 전국시대를 살았던 맹자(孟子)는 인간은 네 가지 본질적인 덕목을 가지고 있다고 설파했습니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측은히 여기고 - 측은지심 惻隱之心
불의를 행하는 것을 부끄럽게 알며 - 수오지심 羞惡之心
타인에게 양보할 줄 알고 - 사양지심 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안다 - 시비지심 是非之心

의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네 가지 덕목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네 가지 덕목으로부터 선(善)이 발생할 단초가 시작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네 가지 덕목을 사단(四端)이라 했습니다.

중국 전국시대의 국가들은 천하를 제패한다는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전쟁을 일삼았습니다.
약육강식이 난무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연약한 백성을 구하는 백가쟁명의 각종 정치철학이 탄생한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이때 불세출의 철학가 공자와 맹자는 인(仁)이라는 사상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인(仁)이란 현대어로 바꾸어 말한다면 ‘사랑’입니다. 사랑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측은지심이라 한 것입니다.

공자와 동시대에 인도에서도 성인이 태어났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즉 부처입니다.
부처는 수없는 고행 끝에 세상을 고통에서 구제할 법을 깨달아 설파했습니다.
자비(慈悲)라 했습니다. 이도 현대어로 말하면 ‘사랑’입니다.

그로부터 250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성인이 나타나 불의와 불행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매달릴 때까지 외쳤습니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모두 다 아시는, 예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맹자는 말했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라도 우물가로 기어가는 아이를 보면 달려가 안아 올리지 않겠느냐?’
그것이 인(仁)의 마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세종시 유림(儒林)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두고, 의사(醫師)는 인술(仁術)을 행하는 선생이라며 우물가로 기어가는 아이에게 달려가는 것처럼,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환자에게 달려가라는 안타까운 말씀을 하였습니다.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여겨졌던 생각은 틀린 것일까요? 아니면 갈수록 그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인가요?

영국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은 사라져 버렸는가’라고 절규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인(仁)은 사라져 버렸는가’가 외쳐져서는 안되겠습니다.
인(仁)은 인간의 본질이요,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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