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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만나면 진땀 빼는 반기문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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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만나면 진땀 빼는 반기문 전 총장
  • 대전=김재중 기자
  • 승인 2017.01.1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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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대학원생 “심도 있는 이야기 없어” 돌직구 던져

 

“오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는데 (내가) 순진했던 것 같다.”

 

카이스트(KAIST) 김성은(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씨가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던진 돌직구다. 반 전 총장이 대학들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지만 청년들만 만나면 진땀을 빼야 했다. 대전 카이스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반 전 총장이 과학기술의 요람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했다가 호되게 당했다. 반 전 총장은 19일 오전 카이스트에서 ‘국제기구와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교수 및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반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씨가 반 전 총장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김 씨는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걸로 이해하는데, 과학자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계신지 궁금하다”며 “로봇 분야라고 하면 납땜을 하는 대학원생 등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 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60~80만 원 정도를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연구하는 대학원생들이 대부분”이라며 “과학자에 대한 내실 있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반 전 총장은 “좋은 질문”이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과학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과학기술계 위상 강화나 정부주도 과학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문서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분위기.


반 전 총장은 “(내가) 과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정책비전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내가 외교부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과학기술정책위원회 위원장을 과기처 장관이 맡거나 또는 장관이 부총리급이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정부의 실장급 1급 차관보가 맡고 있다. 미래의 추세를 보면 이를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경제계 등 복합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그는 “여담이지만, 고등학교 때 과학이나 물리 등의 과목을 싫어했다. 내가 만약 이과를 선택했다면 여러분 근처에도 못 갔을 것”이라며 “여러분과 같은 우수한 과학자가 계시기에 미래를 여러분에게 맡길 수 있다”는 덕담으로 답을 대신했다.


간담회 직후 질문자인 김 씨는 “과학자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을 던졌는데, 또 다시 과학 이야기로 되돌아가셨다”며 “과학자 없이 과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반쪽짜리 이야기일 뿐”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날 카이스트 학생들은 반 전 총장이 강연에 나섰던 인문사회과학부 건물 여기저기서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반 전 총장이 18일 광주에서 만난 대학생들에게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하라”고 조언한 내용과 뉴욕에서 노숙하는 유엔 무급인턴의 사진을 동시에 제시하며 반 전 총장의 청년문제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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